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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이란, 좋은 것을 기억하며 쌓아가는 것 [인테리어 특집] DS 디자인 스튜디오 권은순 씨의 모던 빈티지 스타일 주택
패션 디자이너 출신으로 인테리어와 패션을 접목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전망좋은 방’을 기획하고, 이어 ‘소호앤노호’를 론칭해 플라워 데커레이션까지 영역을 넓힌 국내 라이프스타일리스트 1세대 권은순 씨. 인테리어 역시 옷을 갈아입듯 자유롭게 믹스 매치하는 그가 지난여름 과천에 집을 짓고 이사했다. 옷 입기 전부터 액세서리 매치까지, 폼 나게 단장한 그의 집을 찾았다.


1 제일모직 패션 디자이너로 입사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전망좋은 방, 소호앤노호를 론칭하고 2007년까지
까사스쿨 원장을 지낸 라이프스타일리스트 권은순 씨. 8월 말, 1년간의 집 짓기 스토리를 담은 리빙 에세이를 출간할 예정이다.



2 집의 첫인상인 쇼케이스. 추억이 담긴 물건은 오래 두고 볼수록 소품 이상의 가치가 생긴다.
3 부엌 살림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손님 초대를 즐긴다는 권은순 씨는 세팅용 그릇과 도구는 충분히 갖추고 있다. 궁리 끝에 매일 쓸 것만 주방 수납장에 두고 따로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4 파리의 빈티지 숍에서 구입한 토트백.


진정한 멋쟁이들은 여행을 가도 일반 대형 호텔이 아닌 감각적인 볼거리가 즐비한 부티크 호텔을 찾는다고 하지 않던가. 여행을 다닐 때도 도시마다 새로 생긴 부티크 호텔을 둘러보며 늘 ‘이런 멋진 공간에서 살고 싶
다’ 생각했다는 권은순 씨. 부잣집을 클래식한 대형 호텔에 비유한다면 권은순 씨의 집은 콘셉추얼한 부티크 호텔이라 말할 수 있다.단순히 값비싼 가구로 꾸민 집이 아닌 멋과 문화가 담겨 있는 집, 가족뿐 아니라 친구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집. 결혼 25주년, 열 번의 이사 끝에 개성껏 꾸밀 수 있는 집을 갖게 된 그는 요즘 공간에 추억과 감각 보따리를 풀어놓으며 늘 꿈꾸던 ‘그곳’으로 여행을 하는 중이다.

공식을 깨뜨린 가구 배치가 만들어낸 색다른 풍경 외국 집을 보며 늘 부러워한 높은 천장을 갖기 위해 3층으로 지을 수 있는 집을 2층으로 짓고 메자닌 구조의 중층을 마련했다는 권은순 씨. 좁은 땅에 최대한 널찍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오각형으로 설계하니 누구도 예상 못한 색다른 구조의 거실이 탄생했다. 이런 거실이 더욱 멋스럽게 느껴지는 비결은 고정관념을 깬 가구 배치에 있다. 소파와 티 테이블, 콘솔과 장식장 정도의 정형화된 배치는 피하고 널찍한 패브릭 소파와 높이ㆍ형태가 다양한 테이블, 디자인 체어, 스툴 등을 리듬감 있게 배치하니 거실이 지루하지 않고 늘 다양한 기능을 한다. 소파에 편하게 누워 TV를 보거나 창가의 라운지 체어에서 책을 읽거나…. 귀찮은 날은 사무실에 나가지 않고 둥근 테이블에 앉아 업무를 보기도 한다. 블랙, 화이트 등 기본 컬러만 사용하면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어 송치 소재를 덧댄 에그 체어와 송치 카펫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거실에 샹들리에를 거는 대신 샹들리에 무늬가 과감히 들어간 카펫을 거실 중앙에 깔아 대체한 아이디어도 재미있다.

물건이 아닌, 추억을 디스플레이하라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양 집을 그려보자. 오래된 가구도 그 자체로 멋스럽고, 물건이 많아도 공간이 답답해 보이거나 지저분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꼭 빠지지 않는 것이 있는데 바로 사진이다. 권은순 씨는 아트월 아래 선반을 짜 넣고 가운데는 양초, 양쪽 날개에는 사진이 담긴 블랙 액자를 조르르 세워두었다. 아트월은 흑백 사진을 찍고 직접 현상, 인화까지 하는 남편의 ‘작품’을 전시하는 가족만의 갤러리인 셈. TV 역시 평범하게 벽에 걸거나 거실장 위에 두고 싶지 않았던 그는 높은 벽 가운데에 자리를 만들어 TV를 집어넣고, 대신 TV를 가리는 사각 판을 짜서 언제라도 손쉽게 거대한 화이트 월로 변신할 수 있게 했다. 싱크대 맞은편 벽 또한 이 집의 작은 쇼케이스라 할 수 있는데, 빈티지 재봉틀을 테이블 삼아 그간 모아온 컬렉션을 전시했다. 빈티지는 자신만의 개성 있는 공간을 꾸미기에 좋은 아이템이라는 것. 전화기, 타자기, 선풍기, 탁상시계 등 좋아하는 몇 가지 품목을 정한 후 여행 중에 한두 개씩 사 모아 디스플레이하면공간에 세월의 깊이와 추억을 더할 수 있다.

절제된 마감, 풍성한 표정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 있는 컬러, 즉 블랙과 화이트 등 모노톤을 기본으로 하되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도록 시멘트 색과 가장 비슷한 컬러로 도장해 포인트를 주었어요.” 여러 마감재를 쓰려고 욕심을 부렸다면 이처럼 다양한 스타일의 가구나 소품을 배치할 때 제약이 많았을 터. 하지만 마감재를 통일하니 모던과 빈티지, 옛것과 새것의 예상치 못한 매치가 오히려 공간에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매끈한 질감의 싱크대 상부장, 투명 플라스틱 바 체어, 빈티지한 배관 장식과 조명등이 안 어울릴 듯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주방. 가스 배관을 안 보이게 숨길 수 없어 고민한 끝에 스틸 소재로 선택했더니 공간 곳곳에서 데커레이션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인테리어의 화룡점정은 꽃이다. 살아 있는 꽃이야말로 공간을 생기 있게 가꿔주는 원동력. 단, 한 공간에 한두 가지 이상의 꽃은 쓰지 않는 게 원칙이다. 그래야 꽃에 공간이 압도당하지 않고 비용이나 시간 부담 없이 늘 기분 좋게 꽃을 꽂을 수 있다.


데커레이션 아이템 중 으뜸으로 꼽는 것은 의자와 사이드 테이블. 디자인에 따라, 놓는 공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고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장식이 되기 때문이다. 사이즈가 큰 테이블이나 소파보다는 개성 있는 의자로 분위기를 바꿔보는 것도 방법

우리 집에 적용하기
용도에 따른 조명
선택 아파트나 집을 꾸밀 때 미적인 요소로 중요하게 다룰 한 가지는 조명이다. 해가 진 후 켜지는 조명으로 집은 수많은 모습을 가질 수 있다. 밤에 활동하는 공간을 중심으로 부분 조명을 밝혀두면 그때마다 특별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작품 대신 흑백 사진으로 월 데코 자유롭게 놓은 여러 개의 흑백 사진은 꽤 멋스럽다. 여행지 사진을 배경으로 가족사진이 언뜻언뜻 보이게 매치했다. 가족사진을 찍을 때도 센스를 발휘해볼 것. 자연을 배경 삼아 멀뚱히 서 있는 모습보다는 얼굴을 클로즈업하거나 사색하는 옆얼굴, 뒷모습 등을 찍고 흑백으로 인화하는 ‘무드’ 컷이 좋다.

소품은 그룹 지어 둘 것 코너, 창가 등 작은 공간에 데커레이션을 할 때는 책의 소제목같이 그 공간의 주제, 콘셉트를 잡는 것이 좋다. 액자, 향초, 선풍기, 카메라, 시계까지 같은 종류끼리 뭉쳐 진열하거나 비슷한 분위기의 소품끼리 서너 개를 함께 배치하는 것이 기본.


1 침실은 모던하지만 로맨틱한 분위기를 완성하기 위해 따뜻한 질감과 색감을 지닌 리넨 소재로 헤드보드와 커튼을 제작했다.
2 거친 벽과 화려한 베네치안 거울 그리고 심플한 세면대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


3 꽃이야말로 공간을 아름답고 생기 있게 만들어주는 원동력.
4 수납공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멋진 집을 완성할 수 없다. 거실 옆 다용도실을 세탁실로 활용하는 권은순 씨는 전면 벽에 선반을 달아 세제와 공구, 청소용품을 보기 쉽게 세워두었다.


5 유리 장식품은 어떤 환경과도 잘 어울린다는 장점이 있다. 한 개씩 두는 것보다는 서너 개 이상, 과감한 디자인을 골라 함께 코디하면 한층 강렬한 스타일이 완성된다. 
6 콤팩트한 주방. 아일랜드를 겸하는 아담한 싱크대에 플라스틱 바 체어를 두고 가벼운 아침 식사를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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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지현 기자 | 사진 박찬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