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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홍디자인에서 시공한 석정희 씨 가족의 47평 아파트 깊고 고요한 집
밝고 환한 기운이 온 집 안을 채우고 있는 155.37㎡(47평) 아파트. 중년의 부부와 두 명의 대학생 자녀, 네 식구가 사는 이 집의 스타일은 한마디로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어번 시크’로 정의할 수 있다. 도심의 아파트 숲에서도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방법.


(왼쪽) 현관 입구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복도, 홍기원 소장은 이 집에 어울릴 아트 작품까지 제안했다. 현관 앞 전실의 고요한 사진 작품이 집의 첫인상을 결정짓는다. 사진 작품은 사진가 박찬우 씨의 ‘Stone’ 시리즈.
(오른쪽) 심플한 마감재를 기본으로 소프트한 컬러 매치와 디자인 가구로 포인트를 준 석정희 씨 가족의 아파트. 올 초 이사하면서 안나홍디자인에 레노베이션을 의뢰, 한 달의 공사 기간을 거쳐 지난 2월 말 입주했다. 주방의 레드 컬러 바 스툴과 코발트 블루 테이블 매트의 컬러 매치가 돋보인다. 도자 그림은 황현승 작가의 ‘still-life’.


높은 천장고와 전망, 모노톤의 인테리어와 컨템퍼러리 스타일의 가구… 뉴욕의 로프트를 연상케 하는 시크한 공간은 많은 이의 로망이다. 하지만 평범한 아파트 구조에서 뉴욕의 로프트처럼 가슴이 탁 트이는 개방감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적어도 안나홍디자인의 홍기원 소장이 디자인한 경기도 안산 석정희 씨 가족의 아파트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디자이너와 처음 만났을 때 제가 부탁한 것은 두 가지였어요. 유행을 앞세운 천편일률적인 스타일보다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싫증 나지 않는 심플한 디자인이 좋았고, 장식이 많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감성이 담기기를 원했죠. 이 집은 언뜻 보면 심심해 보이지만 충분히 감각적이고 실용적이에요. 공간의 한 폭씩 악센트 컬러를 사용해 지루하지 않고, 효율성 높은 맞춤 가구를 적재적소에 활용했죠. 벽마다 짜 넣은 넉넉한 수납장은 집을 더욱 미니멀하게 완성해주는 요소죠.” 두 가지 요구 외에는 온전히 디자이너의 감각에 맡긴 석정희 씨는 집의 변화에 매우 만족한다. 별다른 구조 변경 없이 널찍한 공간감을 얻었고, 간결한 디자인의 면면에는 사는 이의 취향과 온기를 고스란히 담았기 때문이다. 집은 여느 아파트처럼 평이한 구조다. 현관 전실을 중심으로 왼편에는 작은 방이 나란히 자리하고 오른쪽은 거실과 주방, 마스터 침실과 드레스룸이 좌우로 배치. 가장 먼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마주하는 ㄱ자형 전실은 블랙&화이트의 절제된 컬러 매치와 고요한 사진 작품이 마치 갤러리를 연상케 한다. 이처럼 블랙, 화이트로 이루어진 모노톤의 어번 시크 스타일은 천장고가 낮은 아파트 공간을 시각적으로 확장되어 보이게 하는 힘을 가졌는데, 이는 거실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벽과 바닥, 천장 모두 화이트로 컬러를 통일한 거실은 덩치 큰 소파에 스케일이 작은 1인용 체어를 매치해 극적인 대비를 주어 더욱 환하고 넓어 보이는 공간감을 완성. 천장은 등박스를 없애고 LED 조명등으로 라인만 강조했다.


1, 2 주방과 부부 침실. 블랙 철제 프레임 문은 공간을 구분해줄뿐더러 단절감이 느껴지지 않아 확장되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3 이 집의 가장 재미있는 공간은 바로 자녀들 방이다. 가구와 소품 모두 짝을 맞춰 데칼코마니처럼 대칭된 아들 태협 군과 딸 진선 양의 방. 침대는 프레임과 헤드보드 모두 맞춤 제작했다. 베란다 확장 부분에 수납장 겸 벤치를 짜 넣어 기능미는 물론 공간의 짜임새도 더했다.

4 하얀 무지 벽지에 페인트를 칠해 모던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5 공간에 맞게 디자인한 장식적 수납에 대한 다채로운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둘째 태협 군 방과 욕실 사이 벽에는 태협 군이 취미로 수집하는 토기를 장식하는 쇼케이스를 마련.


“화이트는 충돌하는 디자인 요소를 가장 잘 포용하는 컬러이자 인테리어에서 중요한 여백의 공간과 비움의 미학을 실현하는 컬러지요. 공간은 전체적으로 화이트 무지 벽지를 베이스로 삼고 페인팅, 패브릭으로 곳곳에 파스텔컬러를 입혔어요.” 홍기원 소장이 선택한 컬러 마감 방식은 무지 벽지 위에 페인트를 칠하는 것. 이는 도배와 페인팅의 장점만을 취한 방식으로, 벽면 표면 처리를 도배로 대신해 비용을 절감하고 벽지의 따뜻한 질감으로 분위기를 아늑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즐겨 사용한다.또한 공간 곳곳에는 블랙 철제 프레임의 효과적인 사용이 돋보인다. 현관 전실의 중문, 다이닝룸과 드레스룸의 문 모두 블랙 프레임을 두른 투명 유리문을 설치했는데, 덕분에 아파트지만 시원한 개방감을 얻을 수 있었다. “유리 마감재가 많아서 만질 때 조심스러운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더러움이 눈에 보이니까 그때그때 관리하고 늘 깔끔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멋진 디자인을 취하려면 먼저 디자인을 즐길 자세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명제를 현명하게 실천한 집주인 석정희 씨. 모노톤의 적절한 조합, 매끈한 질감의 마감재 그리고 비움의 미학까지… 이들을 적절히 응용한다면 당신의 공간 역시 담담한 듯 멋스러운 ‘어번 시크 스타일’이 완성될 것이다.



베이지 톤의 가죽 소파에 심플한 선이 강조되는 몰 테니&C의 패브릭 암체어, 월터 놀의 가죽 체어를 매치. 까시나의 유리 상판 커피 테이블은 아들 태협 군의 컬렉션을 디스플레이하기 좋은 아이템이다. 어른어른한 질감이 돋보이는 거실 바닥 무광 타일은 두오모. 커튼과 카펫은 지오데코에서 제작&구입.

가구가 공간의 주인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집주인은 무난하고 편안한 디자인의 가구를 골라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배치했다. 벽과 바닥, 천장 모두 화이트로 컬러를 통일한 거실은 덩치 큰 소파에 스케일이 작은 1인용 체어를 매치해 극적인 대비를 주어 더욱 환하고 넓어 보이는 공간감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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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도에서 바라본 현관. 장성한 자녀와 함께 사는 공간은 분리와 소통이 공존하는 효율적인 활용 계획이 필요하다. 이 집은 현관 전실을 중심으로 왼쪽은 자녀방, 중간은 가족실, 오른쪽이 부부의 공간이다.
2 박스 조명등, 매입 LED 조명등으로 심플한 천장 라인을 완성했다.

3 투명 유리 문과 전면 거울을 붙인 장으로 확장 효과를 얻은 드레스룸.
4 유니크한 가구와 오브제는 절제된 공간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선반장과 목기 오브제, 뱅앤올룹슨 도크 스피커, CD장이 마치 벽면을 장식하는 하나의 그래픽 패턴처럼 연출되었다.


눈길이 머무는 디테일
거실, 가구 배치만큼 ‘조명 계획’이 중요하다
거실 조명 기구는 중앙에서 내려오는 펜던트는 피하는 게 좋다. 아파트 천장 높이는 보통 230cm 안팎. 부피가 크거나 아래로 떨어지는 펜던트를 달 경우 거추장스러울 수 있다. 아예 천장 속으로 매립하는 매립 등이나 조명 박스를 활용한 간접 조명등을 활용하면 효과적. 부피감이 느껴지지 않는 심플한 박스 형태의 천장 조명등이나 포물선 형태의 플로어 램프, 테이블 스탠드를 다각도로 활용해보자. 거실의 박스 조명등은 두오모, 플로어 램프는 인엔.

현관, 인테리어의 시작과 끝
현관은 인테리어 스타일을 시작하고 완성하는 공간이자 초대한 손님을 처음 맞이하는 의미 있는 곳이다. 디자이너는 선을 강조한 블랙 프레임 중문과 하이글로시 도장을 적용한 수납장으로 도회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디자인 작업을 하기 전 살림살이를 꼼꼼히 체크해 모두 수납할 수 있도록 맞춤 수납장을 제작. 우산을 시작으로 골프 용품, 인라인 스케이트, 줄넘기, 청소기 등 수납 품목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으니 전실은 최대한 넓게 확보하는 것이 좋다.

드레스룸, 넓고 시원하게 쓰려면
방의 가장자리를 따라 수납장을 설치하면 중앙에 공간이 남는다. 이 공간에 아일랜드 형태의 수납 테이블을 넣고 모자나 가방, 벨트 등의 액세서리를 수납한다. 테이블 위는 화장대로 사용해도 효과적. 수납장 문에 거울을 설치해 확장감을 주는 것도 방법이다. 공간에 포인트를 준 보라색 펜던트 조명등은 에이후스.

감성이 깃든 컬러 매치
벽면에 색을 쓰려면 거실의 경우 TV가 놓인 쪽, 침실은 침대 머리맡 등 한 면에만 벽지를 바르거나 칠을 해 변화를 주는 것이 방법. 홍기원 소장은 벽면을 가로지르는 투톤 연출을 즐겨 하는데 민트, 핑크, 화이트 등 밝은 컬러에 그레이, 브라운, 블랙 등 톤 다운된 컬러를 매치하는 것이 고급스럽다. 침대는 맞춤 제작, 스탠드 조명은 인엔.

 

디자인 및 시공 안나홍디자인(02-3444-3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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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지현 기자 | 사진 박찬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