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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장기전이 시작되었으므로

코로나19 때문에 봄이 왔는데도 봄 같지 않다. 마치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거대한 불길이 번지는 것 같다. 더 힘든 것은 이 불길이 보이지 않고 언제 잡힐지 기약이 없다는 점이다. 걱정과 공포에 시달리다 이제는 우울감과 무력감까지 겹쳤다. 마음 건강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심리적 방역이 필요한 때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불이 나면 불부터 꺼야 하듯이 일단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이다. 흔히 마음 건강을 위해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생각을 하자고 하지만 마음이 힘들 때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오히려 몸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기에 몸을 돌보는 것이 곧 마음을 돌보는 것이 된다. 마음이 불안하면 몸도 굳어지고, 몸을 움직이면 마음도 움직이는 법이다.  불안과 우울감에 꽉 차 있는 마음의 창을 열고 환기를 하려면 무엇보다 ‘움직임’이 필요하다. 감정이 요동치고, 극도로 긴장했을 때는 몸을 움직이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몸의 움직임은 갇혀 있는 감정과 긴장을 신체의 운동 회로로 연결해 해소해주는 일종의 방향 선회 역할을 한다. 마치 욕조 배수구의 마개를 여는 것과 같다. 특히, 습관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몸의 감각에 주의를 기울여 의식적으로 움직일수록 그 효과가 좋다. ‘의식적 움직임’이야말로 몸의 건강과 정신 건강을 함께 증진할 수 있는 방법이다.  먼저, 실내에서부터 의식적인 움직임을 늘려본다. 의자를 붙잡지 말고 일어서고, 한 번씩 자세에 주의를 기울여 척추를 곧추세워 앉고, 통화할 때는  일어서고, 스쾃squat 자세로 이를 닦아본다. 여력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집 안 정리나 대청소를 하거나 스트레칭 또는 요가 등 홈 트레이닝 시간을 늘리는 것도 좋다.

 

그리고 실외에서는 대중교통 대신 걷는 시간을 늘린다. 이때 생각하며 걷는 것이 아니라 오감을 깨워 걷는 게 더 좋다. 봄이 오는 풍경을 살피고, 바람을 느끼고, 발과 땅이 닿는 발바닥의 감각에 집중하고, 척추를 곧추세우고 어깨를 펴고 걸어본다. 하루 5분 정도만이라도 ‘오감걷기’를 하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생각과 감정의 뇌 대신 ‘감각의 뇌’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이제 장기전이 시작되었다. 스트레스를 잘 이겨내는 사람은 쉽게 절망하지도 않고, 함부로 낙관하지도 않으며,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사람이다. 다시 몸과 마음을 챙기자. 그 시작은 몸을 느끼며 움직이는 것이다. 몸이 무너지면 마음도 무너지고 몸을 챙기면 마음도 챙길 수 있다. 몸은 삶의 주춧돌이다.  

 

‘속도 중독자’ ‘생각 중독자’로 살아온 정신과 의사 문요한. 상담 중 내담자의 말에 집중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한 뒤 안식년을 지냈고, 긴 여행과 공부 후 깨달았답니다. “몸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 삶이 달라졌다.” ‘코로나 블루’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다들 마음챙김에 집중할 때, 그가 몸챙김을 제안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 몸과 마음의 통합을 위한 ‘치유걷기(Therapeutic Walk)’ ‘몸챙김(bodyfulness)’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그가 꼭 해줄 수 있는 이야기지요. 작년 늦가을, 몸챙김-마음챙김-삶챙김이라는 연구 결과를 묶어낸 <이제 몸을 챙깁니다>를 깊이 읽은 이라면 이 이야기에도 귀 기울일 것입니다. 30만 부 이상 팔린 <굿바이, 게으름>과 <천 개의 문제 하나의 해답> <여행하는 인간> <관계를 읽는 시간> 등도 펴냈습니다.  

글 문요한(정신과 전문의) | 담당 최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