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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김선형 ‘막’ 그린 그림
자연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생각, 그 생각을 표현하는 공간으로서 정원. 화가 김선형은 흐르고 번지고 스미는 푸른색 물감의 생동하는 선으로 생각 속 자연을 화폭에 옮긴다.

비 내리는 대나무 숲을 그린 ‘가든 블루’ 연작과 김선형 작가. 푸른색이 지닌 원초적 기운을 통해 화폭에 ‘생각 속 자연’인 정원을 구현한다. “예쁜 그림, 잘 그린 그림보다는 자연과 통하는 진솔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그. 

1963년 서울에서 출생한 화가 김선형은 홍익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1988년 청남미술관에서 연 전시를 시작으로 웅갤러리와 청안갤러리, 소울아트스페이스 등에서 개인전 61회를 열었다. 그밖에 국내외에서 열린 다수의 기획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해온 그는 현재 경인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Garden Blue’, mixed media on cotton, 60×27cm, 2015
“한국 문화가 지닌 소중한 가치 중 하나를 꼽는다면 ‘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막걸리, 막사발, 막회, 막노동, 막춤…. 막걸리는 막 만들면 못 마셔요. 막노동을 마구 하면 몸이 상해 더 못 하겠죠. ‘막’ 이라는 게 생각 없이 마구 하는 게 아닌, 전통과 경험, 세월 등 모든 것이 섞여 숙련·발효되어서 투박하지만 쓰기에 편한 막사발을 툭툭 만들어내는 겁니다. 서양의 빵은 계량을 정확하게 하지 않으면 완성할 수 없다지만 우리 밥은 된밥, 선밥, 진밥 다 밥이고, 그런대로 다 먹지요. 그런 한국적 정서를 그림에 녹여내고 싶습니다.”

제 키보다 큰 대나무 숲 그림 앞에서 김선형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작업실 곳곳에 선풍기와 공기 순환기를 틀어놓아 물감이 마르도록 했지만, 푸른색으로 완성한 대규모 작품엔 물감이 아래로 흘러내린 흔적이 가득했다. “한지나 캔버스를 세워놓으면 물감이 흘러내리고, 눕히면 번집니다. 흐르고 번지는 성질을 극명하게 드러냄과 동시에 종이에 스미거나 증발해 사라지는 물의 속성도 표현하고 싶었지요. 가급적 물의 성질이 남아 있는 동안에 그림을 완성하려 합니다.” ‘자연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라는 자문에 대한 김선형 작가의 답이 흐르고 번지고 스미는 물의 성질을 그대로 드러내는 그림이었다. 자연을 존중하고, 자연에 순응하는 마음을 담아내기 위한 것.

김선형 작가의 작업실. 최근작엔 먹을 섞어 그리기 시작했다.

작품에 낙관을 찍거나 사인을 하는 대신 옆면에 단기 연호와 이름 앞 글자인 ‘ㅅㅎ’을 표시한다.

차곡 차곡 쌓아 둔 푸른색 작품의 옆 모습이 이채롭다.

김선형 작가의 드로잉 노트. 습관처럼 하루 한 장씩 그린다.
경계와 찰나의 색, 파랑
그러고 보면 파란색은 물의 색이다. 푸른빛으로 가득한 김선형 작가의 산수화에서 물은 우윳빛 한지 그대로 공백으로 남는다. 온통 푸른 산과 나무, 돌 사이에 비어 있음으로 힘차게 흐르는 물줄기와 부서지는 물보라는 기묘한 쾌감을 느끼게한다. 김선형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 등장하는 푸른색이 ‘울트라 마린ultra marine’이라 했다. 순수하고 깊고 맑은 파랑. 한데 왜 하필 파란색이었을까? “늦겨울에 구례 화엄사에 갔어요. 법고와 범종 소리로 저녁 예불 시간을 알리거든요.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그 소리를 듣고 있자니 서쪽 하늘이 푸른색으로 덮여있었지요. 그 검푸른 하늘 사이로 새가 한 마리 날아갔는데, 그 순간이 깊게 각인되었나 봐요. 그걸 본 이후로 저도 모르게 자꾸 푸른색 물감을 개서 그리고 있더군요.” 새벽 미명에도, 밤이 오기 직전에도 하늘은 파란색으로 물든다. 시작이자 끝, 경계에서 양쪽을 모두 아우르는 찰나의 색 파랑이야말로 자연 자체가 아닌, 인간이 바라보고 향유하는 자연을 그리는 그의 그림에 맞춤이었다. 그렇게 온통 푸른색으로 자연을 그리는 ‘가든 블루Garden Blue’연작을 시작한 것이 그 이듬해인 2007년의 일. 김선형 작가는 12년째 줄곧 푸른색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8월호 표지작 역시 ‘가든 블루’ 연작 중 하나. 풍성한 꽃 몇 송이가 화병에 담긴 소박한 그림이 어쩐지 눈길을 끈다. “그림 속 둥근 꽃은 부귀와 영화를 상징하는 모란입니다. 둥근 꽃과 화병이 모난 탁자에 놓여 있지요. 동양의 전통 우주관인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라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을 표현한 것입니다.” 굳이 풀이하자면 조화롭게 부귀영화를 누리라는 의미. ‘가든 블루’라는 연작 제목 역시 의미심장하다. 여기서 정원은 자연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의미한다. 그 생각을 표현한 결과가 정원이라는 것. 축소된 자연 또는 생각 속의 자연. 김선형 작가의 그림 속 정원엔 산과 바위, 숲, 나무, 꽃 등 온갖 자연이 분방한 푸른 선으로 그려져 있다. 자연을 그대로 묘사한 것이 아니기에 구상이라기보다는 추상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게다가 그의 말에 따르면 동양화는 모두 추상이다. “세상에 까만색 난초가 어디 있겠어요?”


자연의 리듬을 닮은 그림
스케치를 하지 않고, 즉발적 순간의 느낌에 의지해 표현하는 그림. 김선형 작가는 많이 그릴 땐 한 해 3백 점 이상 작품을 완성한다고 했다. 스케치도 없는 그림의 완성은 어찌하느냐고 묻자 농치듯 이리 답한다. “그리기 싫을 때가 끝이죠. 도저히 더 못 그리겠을 때. 그림은 그때그때의 숨을 담고 있는 거예요. 그림에 완성이 어디 있겠어요? 그저 그 시간 그 상태로 머무르는 것이지요.” 그러면 화가로서 ‘지금’은 어떤 상태냐고 물었다. “올해 쉰여섯 살인데, 50대로 접어들었을 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이제까지 30년 동안 그림 연습했구나. 이제부터 뭘 좀 할 수 있겠구나. 풀이 자랄 때 계획하고 나겠어요? 그저 나는 대로라는 대로 어우러지잖아요. 자연과 통하는 진솔한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아니라, 생각 속 자연이기에 더욱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는 흥미로운 역설. 김선형 작가는 이제껏 60회 이상 치른 개인전을 당분간 중단하고, ‘진짜’ 그림을 그리기 위해 ‘내 숨을 나의 스타일로 쉬는’ 시간을 보내려 한다. 자연도 더 많이 보러 다닐 거다. 그래, 자연을 더 자연스럽게 그리려 화가가 찾는 자연은 대체 어떤 곳일까? “대단한 데 가는 것 아니에요. 풀 한 포기 보러 다니고 그런 거죠. 철마다 꼭 가는 절이 있어요. 전북 완주에 있는 천년 고찰 화암사인데, 극락전 앞에 우화루라는 정자가 있어요. 비 우雨 에 꽃 화花. 겨울끝나고 봄이 들 때쯤 가면 그 이름의 의미를 알 수 있지요. 처마에 달린 고드름이 녹아 비 내리듯 물이 떨어지는데, 정자에 앉아 있으면 절로 ‘참 좋다, 진짜 좋다’ 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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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작품 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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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 ‘가든 블루Garden Blue’, MASTERPIX
b가로 81 × 세로 6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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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규영 기자 | 사진 김정한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8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